TEXT/긴 글

여과기가 필요하다
CHEONG-JAE 2021. 2. 3. 13:02

 

https://youtu.be/6KIp7d6Tx8A

 

 

 

정제된 것이 좋다. 무분별하고 난잡하게 늘여둔 생각의 조각들은 이제 더 이상 그리 유쾌하지 않고 거북하다. 많은 고민을 거치고 시간을 할애하며 만든 소산물은 드물게 나오며 우리를 기다리게 할 때도 있지만 즐거움과 감동은 오랫동안 유지된다. 커피를 따를 때에 곱게 갈아 만든 원두도 입에 들어가긴 너무 씁쓸하고 투박하여 인상이 찡그려지듯 우리에게도 여과기가 필요하다. 느리고 가늘게 뽑아진 물줄기는 조밀한 종이를 적셔 한 방울씩, 가루 사이사이 남아 있는 향기를 뽑아내어 한 잔을 채운다.

 

그런 여과가 필요하다. 머릿속에 있는 부산물을 깨끗이 어딘가에 담아 툭, 하고 가볍게 버린다. 그러고 나면 온전히 좋은 것만 남아있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