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리뷰라고 하고 주접이라고 쓰는 글
*당연히 스포 쫌 있음
중학생 시절, 삼촌이 니들 보라며 예전 만화책 두 세트를 가져다 주셨다. 그 때 부모님께선 만화책 읽는 거 별로 안 좋아하셨는데 어머니가 "어? 이건 괜찮아. 이거 나 어릴때 봤던 건데 좋은 책이야" 하면서 이른바 '엄마가 읽어도 된대'라는 핑계를 만들어 준 책이 있었다. 바로 아르미안의 네 딸들. (다른 하나는 슬램덩크였는데 합법적 만화책이였는데 그리 인상깊게 보진 않았다)
중학교 시절에 봐도 예전 그림이다 라는 느낌이 들지만 세상에 너무 재미있었다. 그리고 그때부터 쭉 유구하게 첫째 딸 레 마누는 내 평생 워너비 캐릭터가 되었다. 내 생각에 이런 영웅은 싫어의 영정을 최애로 잡았던 것도 레 마누를 너무 사랑해서 그렇게 된 거 같음...
아르미안의 네 딸들 하면 가장 유명한 대사는
인생은 언제나 예측불허,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. (저 대사는 꽤 초반부에 나오는데 별로 쓰고싶은 이미지는 아니라서..)
주요 반전인 장면들에서 저 문장은 꼭 나온다. 몇 번이나 나오는지 세어보려고 했는데 정신없이 읽다보니 까먹음.
제목도 네 딸들이 들어가 있는 것이니 각각 딸이 나온다. 레 마누, 스와르다, 아스파시아, 샤르휘나. 이 네딸들은 모두 왕녀로 37대 레 마누(통치자를 칭하기도 하는 단어임)인 어머니가 죽으며 한 예언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. 네 딸들은 모두 운명의 상대를 가지고 있는데 야속하게 이 운명의 상대라는 것은, 꼭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. 서로에게 강함 끌림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일방적일 수도 있다. 좋던 싫던 자신의 운명으로 만나게 될 상대를 운명의 상대라 하는데... ㅜ 월화 노인의 붉은 실 처럼 서로 매여있다면 얼마나 좋을까.
그 중에서 내 최애는 단연 레 마누. 통치자의 운명을 타고 나 이름부터 레 마누이다. 난 레 마누가 어릴적부터 너무 좋았다. 얼굴 이쁘고 똑똑하고 성격 끝내주고 아무튼 다 가졌는데, 자신이 가진 천재성 + 노력이 합쳐져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너무 커다랗고 분명하다. 그때부터였을까요... 제가 자신의 대의를 위해 인간성을 모두 저버리고 결국 홀로 남아있는 여캐를 사랑하게 된 게...
진짜 이렇게까지 한다고? 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다 저버린다.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는 왕녀답게 이성을 지키라는 말을 하고 친동생에게 언니는 이성뿐이다. 나는 언니처럼 그렇게 이성만 가지고 살 수 없어! 라고 듣기도 할 정도.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사랑해 버린 케네스.
여기 사실 나오는 남캐들은 다 똘.츄 같은 구석이 없잖아 있는데(진짜 똘추같아요. 아니 뭐 술만 맥이면 섻스를 해까닥 해버려) 그나마 좋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케네스랑 에일리스. 케네스와 레 마누는 정말 어린 가슴에 불을 지피고 1n년이 지나도록 활활 타오르게 하는 조합이다.
진짜 이런 취향 퍼먹였으면 작가님은 좀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. 이 둘이 좋은 이유는 서로 죽이네 사네 이런 말을 하는데 결국 내뱉은 말을 지킨다는 것. 증오하지만 흔들리고, 이용하는 주제에 의지하는 사람들. 결국은... 나름의 해피엔딩이니까요...
케네스가 아니라 레 마누에게 남자가 하나 더 있는데 좀... 제취향도 아니고 제 기준에선 똘.츄 같으니까 패스함.
근데 이영싫의 영정도 그렇고 참 이런 캐릭터는 기구한 결말과 운명을 타고나는 것 같다. 그래도 그런 캐릭터들은 이길 수 없을 지언정 지지는 않으니까.
사실 레 마누가 주인공은 아닌데..이렇게 길게 주절거려도 되나 모르겠다. 근데 주인공인 레 샤르휘나도 좋은 캐릭터니까. 파이널판타지 14의 알리제 캐릭터 좋아하시면 샤르휘나 좋아할듯. (개인적 생각입니다)
샤르휘나는 그냥 ..누가 봐도 주인공! 이런 느낌인 캐릭터다.
샤르휘나가 주인공이기에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전쟁, 군사, 계략 이런것보다 훨씬 더 판타지 스럽고 신화스러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. 샤르휘나 자체도 좋고 얘 운명의 상대가 너무 사기급인 설정의 캐릭터라.. 누가 봐도 주인공 커플같음.
운명의 상대가 똘.츄가 아닌 애는 얘뿐이기도 하고, 그리고 원래 커플링은 퍼다 맥이는 것보다 없는거 틈에서 주워먹는게 맛있는 것처럼. 있다 없으면 더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잖아요. 그래서 이 커플링은 달달합니다.
재밌음.... 결과가 이렇게 나고 너무 슬픈 이야기야라고 눈물지을거 알면서도 재미있음............. 리디북스에서 대여 500원이니까... 궁금하시면 1권대여하시고 2권부터는 구매해주세요.
근데 리디 버전은 표지가 너무 구려서 전 돈 벌면 이거 사려고요.
표지가 너무 이쁨... 리디북스판 표지 개구려서 여기에 올리면 영업이 아니라 퇴마니까 안올림...
아. 86년 만화니까..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만화인 건...생각하시고 봐주세요.... 네... 근데 또 이런 갓 여캐들이 없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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